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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강산무진 이번에는 김훈님의 단편소설집인 강산무진(江山無盡)이다. 이 소설집에는 배웅, 화장, 항로표지, 뼈, 고향의 그림자, 언니의 폐경, 머나먼 속세, 강산무진 등 8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소설집을 관통하는 주제는 죽음과 이별이다. 이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낸 소설이 '화장'과 '강산무진'이다. '화장'에서는 뇌종양으로 투병하는 아내와의 죽음을 통한 이별이 그려진다. '강산무진'에서는 대기업 이사가 간암판정을 받고 주변을 정리하고 치료차 미국으로 떠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이 두 소설을 중심으로 이 글을 전개해 나가겠다.'화장'은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아내, 주인공의 부름이 닿지 못하는 자리에서 햇빛처럼 환연한 몸을 가진 부하 여직원 추은주, 아내의 장례와중에도 화장품 광.. 더보기
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김훈이다. 그 분의 글을 보다보면 전율을 느끼기 까지 한다. '칼의 노래' 첫머리의 충격은 아직도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피는 숲에 저녁 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 싶었다. 뭍으로 건너온 새들이 저무는 섬으로 돌아갈 때, 물 위에 깔린 노을은 수평선 쪽으로 몰려가서 소멸했다. 저녁이면 먼 섬들이 박모 속으로 불려가고, 아침에 떠오르는 해가 먼 섬부터 다시 세상에 돌려보내는 것이어서, 바다에서는 늘 먼 섬이 먼저 소멸하고 먼 섬이 먼저 떠올랐다." 김훈은 해가 먼 섬부터 지고 먼 섬부터 뜬다는 얘기를 박모 속으로 불려가고 세상에 돌려보내진다고 표현했다. 이 소설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