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관리자 과정교육을 받게 되었는데 교육과정의 하나로 땅끝마을 견학을 하게 되었다. 전문탐방 안내가까지 두고 남도탐방의 의미를 새기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남도를 간다는건 다른 곳을 가는 것과는 사뭇 다른 의미가 있다. 남도기행은 볼거리를 즐기기위해 가는 길이 아니라 역사를 즐기기위해 간다는 생각이 든다. 전문탐방사가 들려주는 남도의 역사는 또다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강진 茶山艸堂과 백련사를 들 수 있다. 백련사와 다산초당 사이의 동백림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있는 소중한 유산이 아닐 수 없다. 동백꽃이 피어있는 동백림숲을 걷는 기분은 남다른 것이 아닐 수 없다. 동백숲속에 있는 부도와 이를 둘러싼 붉은 동백꽃은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을 자연히 끌어드리는 매력이 있었다. 다산초당에서 내려와 그곳에서 나는 차잎으로 만든 녹차를 한잔하는 것도 운취를 더하는 길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아침에 일어나서 땅끝마을 끝에 있는 땅끝탑까지 걸어가서 아침햇살을 하나 가득 즐겨봄도 색다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즐거움이 남도기행을 즐기게 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해남의 孤山 尹善道의 古宅, 진도의 小痴 許鍊의 雲林山房도 강진의 茶山 丁若鏞의 茶山艸堂과 함께 이번 답사의 줄기를 이루고 있고, 이들 장소의 특징, 연관된 인물들과 이에 얽힌 역사적 의미를 파악하는 즐거움이 남다를 수 있어서 즐거웠다. 고산 윤선도가 노년에 머물었던 집은 완만한 뒷산이 집안의 기가 빠지지 않도록 살며시 감싸는 지세에 앞쪽의 눈높이 정도로 적당히 높은 案山이 좋은 기운을 불러 드려 더할 나위없이 좋은 지세였다. 원래 草溪 鄭氏의 땅이었는데 윤선도의 조부께서 초계 정씨 처자와 결혼하여 그 땅을 차지했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초계 정씨로서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운림산방은 우리나라 남종화의 산실답게 우뚝 솟은 산과 아늑하게 갖추어진 연못으로 인해 背山臨水의 더할 나위없는 지세로서 우리나라 화풍의 한 획을 그은 남종화풍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 소치의 선면산수도에는 이러한 운림산방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이번 기행이 여느 여행과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 탐방안내가가 들려주는 지역에 대한 설명에만 있어서가 아니다. 지극히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정서를 느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만 살아왔던 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지역에 대한 애정, 지역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자부심은 너무나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여행이라는 것을 만남이라 하나 보다. 그 곳 사람과의 소통없이 여행을 하게 되면 진정한 여행의 멋을 놓치게 되기 때문인가 보다.
<08.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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