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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허황된 선비의식

선비란 본래 학문 특히 유학을 공부하는 사람을 의미하고 조선시대를 지배하는 지배계층을 이루었다. 조선시대에 추구하는 이상적 인간은 바로 선비였다.  그러나 과거에도 선비를 하나의 의미로 보지는 않았다. 다산 정약용에 따르면 선비에는 참된 선비와 속된 선비로 나눌 수 있었다. 참된 선비란 학문은 본디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편안히 하고 외적을 물리치고 재용(財用)을 넉넉하게 하고 문식(文識)과 무략(武略)등에 처리하지 못할 바가 없고자 하는 선비라고 하여 정치, 경제, 국방, 외교 등에 능통한 능력을 지닌 학자임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럴 능력은 없이 옛사람의 글귀나 따다 글이나 짓고, 벌레나 물고기 등에 대한 주석이나 달고, 소매 넓은 선비 옷을 입고서 예모(禮貌)만 익히고자 하는 자들을 속된 선비들이라 정약용은 질타하였다. 선비라는 이름으로 학문에 종사한다고 말은 하지만 세상의 물정도 모르고 시의(時宜)를 알지 못하는 비현실적인 유자(儒者)들이 많던 시대에, 참된 선비를 희구하던 다산의 뜻은 너무나 간절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선비가 고루하고 시대착오적이며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들로 매도되는 이유도 지금까지 속된 선비가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허위의식에 사로잡히고 현실해결 능력이 없는 속된 선비들이 세상을 지배하여 조선이 멸망하게 되었고 이제는 선비라는 말 자체가 현실사회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나는 속된 선비도 되지도 못한다. 선비가 추구하는 기본가치를 제대로 배운적이 없고 선비가 추구해야할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바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선비가 되고자 노력한 적도 없기 때문에 속된 선비 마저도 될 수 없는 자이다.  그래서 나는 속된 선비인체 하는 자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현대의 허위의식은 무엇일까? 선비라는 말과 관련지어 보면 돈이 아닌가 싶다. 현대적 의미에서 속된 선비의식이란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돈을 멀리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하나 마음속으로는 돈에대한 끝없는 욕망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공무원생활을 하다 보니 돈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의식이 박혀있다. 그러다 보니 금전거래시 내가 공무원인데 하면서 돈에 대범한체 하는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한 허위적 선비의식을 버리고 속과 겉이 같게 돈에 대한 관점을 가져보자. 돈에 대해 아낄때는 아끼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쓰는 모습을 보여보자. 외부사람들에게 내가 공무원인데 하는 허위의식은 전부 버려버리자...

<08.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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