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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

버킷 리스트


버킷 리스트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어하는 일들에 대한 리스트를 의미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게 마련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당장 눈앞에 닥친 생활에 치이어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를 잊고 있을 따름이다. 버킷 리스트는 자기가 왜 이 세상을 살아가는지를 일깨워주는생각의 틀이기도 하다. 

버킷 리스트의 완결점을 거창하게 자신이 죽는 순간으로 까지 미룰 필요가 없다.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기에 불확정적인 미래인 죽는 시점을 완결점으로 잡다 보면 하고자 하는 일들을 완성하는 시점이 한정없이 미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버킷 리스트를 매년 작성해보면 어떠할까. 매년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보면 완결시점이 연말로 분명하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더 되지 않을까 싶다. 

시점을 연말로 잡더라도 주의해야 할 건 해야할 일들이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남들이 다 하고자 하는 일을 쫒아가는건 자신이 해야할 일이 아니라 남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는걸 무의식적으로 따라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행 가능성도 중요하다. 한 개인이 감당하기 너무 거대하거나 무거운 내용보다는 일상에서 실행이 가능하며,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빌 클린턴의 버킷 리스트에는 "손자와 놀아주기"와 같은 소소한 일상에서 "(아버지)부시를 만나면 '당신 아들은 똥이요'라고 말하기", "술이 만취한 상태로 폭스뉴스 파티에 나가 그곳에 온 정치인들에게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기"처럼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개성이 뚜렷하여 일상을 역동적으로 만들어 주는 재미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난 내가 꼭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줄 알았다. 막상 나만의 2012년도 버킷 리스트를 생각해 보니 그러한 일들이 많지 않다는게 당황하게 만들었다. 돈을 벌고 싶고, 파견 나가고 싶고 한건 있지만 그런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되고 싶은 일들을 제외하면 자신만의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거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버킷리스트


며칠동안 고민해서 간신히 생각해낸게 5가지이다. 이중 하루종일 게임하는건 과거엔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지만 점점 그러고 싶은 열정이 사라져 가고 있다. 나이가 먹었다는 얘기다. 요즘은 가벼운 캐주얼 게임만 잠깐잠깐 하는 걸로 만족하며 지내고 있고, 하루종일할 시간이 있다 해도 머리가 아파고 온몸이 쑤셔서 하지도 못할 것이다.

홍콩여행은 연말에 민선이 수능이 끝나면 온 가족이 함께 갔다 오기로 계속 생각해오던 계획이고, 골프는 90대 초반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도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 상록골프장에 가서 스코어 98을 기록하여 백파를 하고, 버디도 잡은 건 이런 연습의 결과일게다. 

자전거로 춘천가는건 마음속에만 머물던 계획인데 버킷 리스트에 올린 김에 올해중에 실행해 볼 마음이 동했다. 9월경에 전철로 수도권 동쪽으로 이동한 다음 자전거를 이용하는건 어떨지 생각 중이다. 와이프와도 생각했는데 아들과 함께 가는 건 어떤지 생각중이다. 아들하고 가려고 얘를 잘 꼬셔야 하는데 뭐로 꼬실지 고민이다.

미녀(와이프 이름)와의 1박2일 호텔여행은 와이프도 구미가 당겨 한다. 그런데 어디를 가는게 좋을까. 호텔 1박2일 패키지 기사는 신문에서 몇번 보았지만 관심이 없어 챙기지 않았는데 지금부터 챙겨봐야 겠다.

나만의 버킷 리스트.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즐길 수 있는게 무엇인지 알고, 그럴 수 있다면 좋다. 하려고 애쓰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즐겨보자. 내가 좋아하는걸 왜 애써 노력해야 하나. 그냥 즐겨보도록 하자.


ps. 아직 춘천으로 가는 길은 주로 좁은 북한강변 자동차 도로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그 길보다는 안전한 남한강길 4대강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게 낫겠다 싶다. 여주나 충주 정도까지 가서 하룻밤을 자고 그 다음 날 돌아오는 코스가 괜찮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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