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망록

최연희의원 성추행물의에 대한 단상

한나라당의 잘나가던 중진의원이자 법사위원장이었던 최연희의원은 작년 동아일보 기자에 대한 성추행 물의로 법사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 의원직 사퇴압력에 시달리게 되었다. 여성계는 형사처벌까지 요구하면서 최연희의원을 압박하였고 최의원은 한동안 잠행으로 압력을 회피하면서 지금까지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버티고 있는 상태이다.

 

사건은 동아일보 편집장을 포함한 일단의 기자와 최연희 당시 법사위원장간의 회식자리에서 발단이 되었다. 최의원은 동아일보 여기자를 술집 여주인으로 착각하고 안았고, 피해 여기자는 이를 성추행으로 보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게 된 것이다.

 

최연희의원을 파렴치범으로 몰고가고, 이를 변호하려는 다른 의원들을 정신병자 취급하는 분위기에서 나도 개인적으로는 마누라의 짜증이 겁나서 집에서 최의원을 변호하는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분위기를 보면서 최의원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꼈던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뒤 늦게나마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최의원 건에서 분명한 사실은 최의원이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실이다. 이 사실은 뒤집을 수 없게 분명하여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이 사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어떠하여야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세상에 다시없는 파렴치범으로 최의원이 몰려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도 피해자가 그 대단한 동아일보 기자라는 점이 많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그와 더불어 희생양삼아 공격해야할 먹이를 찾고 다니던 여성계가 한몫을 한 것은 아닌가 싶다.

 

라디오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딸이 그런 경우를 당했다면 어떠한가? 易地思之, 그래 인정한다 내 딸이 그랬다면 나도 화가 나고 최의원에게 끝까지 달려 들었을 것이다. 나도 그러한 상황을 저지른 최의원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왜 유독 그에게만 모든 화살이 집중되어 최연희라는 사람을 규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기반인 의원직 사퇴로 까지 몰고 가느냐는 것이다. 나는 그가 우리 사회의 일반적 도덕상규에 비추어 볼 때 도덕적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를 할 정도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그를 비난할 때는 그가 저지른 행위에 비례되는 정도의 비난과 압력을 가하여야 되는 것이지 하나에 대해 모든 것을 요구하여서는 안된다. 

 

최의원을 사회적으로 완전 매장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우리는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가 저지른 행위만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가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면 되고, 필요하다면 피해여성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정도가 합당한 수준이 아닌가?

<07.2.15>


'비망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花無十日紅  (0) 2012.07.07
오래된 모임  (0) 2012.06.26
나의 남은 삶이 한달이라면  (0) 2012.06.26
죄없는 자 돌을 던져라  (0) 2012.06.26
피터의 법칙  (0) 2012.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