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란 말이 있다. '엄마 친구 아들'의 준말인데 실체가 없지만 실체하는듯한 존재가 엄친아이다. 우리네 엄마가 항상 닮으라고 부르짖는 이름이 엄친아다. 엄마 친구 아들은 이렇게 속도 썩히지 않고 잘하는데 너는 왜 이따위 냐는 아이들이 항상 듣는 잔소리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실체도 없는 엄친아에 대해 막연하게 적개심을 가지게 된다.
내 와이프가 나에게 하는 말중 하나가 친구 남편얘기이다. 마누라 친구 남편, '마친남'이다. 자기 친구 남편은 이렇게 부인에게 선물도 잘 사주고 하는데 당신은 뭐하냐는 얘기가 주류이다. 난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 버린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남편이 있으리라 믿기엔 이 세상을 살아온 기간이 너무 길다. 속으론 '그런 완벽한 남자있으면 내 앞에 데려와 보지' 하고 코웃음치고 만다. 집사람의 말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사람이 가진 성격이 그게 다 인가.
사람의 여러가지 면을 아우려 보지 못하고 한쪽면만 가지고 얘기한다면 난 그 얘기를 그냥 흘려버리고 말 수 밖에. 참 재미있는건 집사람도 세상을 살만큼 살았으면서 아직도 그런 얘길 한다는게 우습다. 본인도 마친남씨가 있다고 믿는걸까. 참 궁금하다.
<1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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